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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는 왜 물에 빠지면 죽을까? 피부호흡을 하지만 익사하는 과학적 이유 완전 해설

writeguri2 2025. 10. 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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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는 ‘느리지만 강한 생명력’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물에 빠지면 의외로 **쉽게 익사(溺死)**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달팽이는 피부호흡을 하는 생물이다.


피부로 산소를 흡수할 수 있다면, 물속에서도 호흡이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

이 모순 같은 현상은 **‘피부호흡의 조건’과 ‘산소 확산의 원리’**를 이해하면 명확히 풀린다.


달팽이의 호흡 방식 – 폐호흡 + 피부호흡의 이중 구조

달팽이는 육상연체동물로, 대부분의 종이 폐호흡을 기본으로 한다.
몸속에는 간단한 형태의 폐(공기주머니)가 있으며,
공기 중의 산소를 흡입해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하지만 달팽이는 동시에 **피부를 통한 보조 호흡(피부호흡)**도 한다.
즉, 공기 중 수분을 머금은 산소를 피부로 흡수하는 구조다.

 

요약하자면 이렇게 정리된다.

 

호흡 방식 주요 기관 호흡 환경 설명
폐호흡 폐(공기주머니) 공기 중 주요 호흡 방식, 산소 흡입 필수
피부호흡 습한 피부 공기 중의 수분층 보조 호흡, 건조 방지용 역할

즉, 달팽이가 피부로 호흡하긴 하지만 “물속의 산소”가 아니라 “공기 중의 산소”를 흡수하는 구조라는 것이 핵심이다.


피부호흡의 조건 –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확산’

피부호흡은 단순히 물에 젖어 있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호흡의 본질은 **산소(O₂)가 몸 안으로 들어오고, 이산화탄소(CO₂)가 나가는 확산(diffusion)**이다.

 

이 확산은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1. 피부가 젖어 있어야 한다 → 수분이 기체 확산의 매개체 역할
  2. 피부 바깥의 산소 농도가 높아야 한다
  3. 피부 안쪽의 산소 농도가 낮아야 한다
    → 그래야 산소가 ‘고농도 → 저농도’ 방향으로 이동

문제는, 물속에서는 산소의 농도가 공기보다 약 20~30배 낮다는 것이다.
게다가 물이 피부를 완전히 덮으면
피부 표면의 산소 교환이 느려지고,
결국 달팽이의 대사 속도를 유지할 만큼의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


물속의 함정 – 산소는 적고 이산화탄소는 빠져나가지 않는다

물속에서 달팽이가 호흡하기 어려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① 물속 산소의 양이 너무 적다

물 1리터 속의 산소는 대략 8~10mg 수준,
같은 부피의 공기 속 산소는 210mg 수준이다.
즉, 물속은 공기보다 산소가 20분의 1 이하밖에 없다.

달팽이는 산소가 풍부한 공기 중에서 진화한 동물이기 때문에
그 낮은 산소 농도에서는 생리적 기능을 유지할 수 없다.

② 이산화탄소 배출이 어렵다

달팽이의 몸속에서 만들어지는 이산화탄소(CO₂)는
피부를 통해 밖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하지만 물속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탄산(H₂CO₃) 형태로 변하면서
피부 주변의 pH가 떨어지고, 산소 교환이 더 느려진다.
결국 체내에 CO₂가 쌓이면서 **호흡성 산증(Respiratory acidosis)**이 일어난다.


달팽이는 얼마나 오래 물속에서 버틸까?

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육상 달팽이(예: 아프리카왕달팽이, 초록달팽이 등)**는
물속에 빠지면 10~30분 내로 산소 부족 상태가 된다.


그 이후에는 신진대사가 급격히 저하되고, 1시간 이상 지나면 익사한다.

단, **수생 달팽이(예: 물달팽이, 연못달팽이)**는
아예 아가미 호흡을 하거나, 물 위로 올라와 공기를 마시는 구조를 가졌기 때문에
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결국 “달팽이는 피부호흡을 한다”는 말은 공기 중의 수분을 매개로 한 호흡이라는 뜻이지,
“물속에서도 숨을 쉰다”는 뜻은 아니다.


달팽이가 살아남는 생존 전략

달팽이는 물속에 오래 머물 순 없지만,
건조한 환경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독특한 생존법을 발전시켰다.

  1. 점액(점액질)으로 수분 유지
    • 피부를 덮는 점액층이 수분 증발을 막고 산소 흡수를 돕는다.
  2. 껍질 속 잠복(휴면)
    • 건조하거나 비가 올 때 껍질 속으로 들어가 입구를 막아
      습도와 온도를 유지한다.
  3. 비 오는 날 활발한 활동
    • 피부가 젖은 상태에서 산소 교환이 원활하기 때문에
      주로 습한 밤이나 비오는 날에 이동하고 먹이를 찾는다.

즉, 달팽이는 ‘물속’이 아닌 ‘습한 공기 속’에서 최적의 호흡 환경을 갖는다.


흥미로운 비교: 개구리 vs 달팽이의 피부호흡

구분 개구리  달팽이
주요 호흡 기관 폐 + 피부 폐 + 피부
서식 환경 수중·육상 겸용 육상 중심
물속 생존 가능 (피부로 산소 흡수 가능) 불가능 (피부 막힘 + 산소 부족)
피부 구조 얇고 모세혈관 발달 점액층 두껍고 공기 의존적

개구리는 수중에서도 피부에 풍부한 모세혈관을 통해 산소를 받아들이지만,
달팽이는 점액이 두꺼워 기체 교환이 느리며
산소가 희박한 물속에서는 호흡이 멈춘다.


결론 – 달팽이는 “물속”이 아니라 “습한 공기 속”에서 숨 쉰다

달팽이가 익사하는 이유는
“수분이 많아서”가 아니라 “산소가 없어서”다.

 

그들의 피부호흡은
물속이 아니라, 산소가 충분한 습윤한 공기 속에서만 작동한다.


물에 빠지면 산소 교환이 멈추고,
피부를 덮는 점액층이 산소 전달을 막으면서 결국 질식한다.

 

즉, 달팽이는 물을 필요로 하지만 물속에서는 살아남지 못하는 육상 생물이다.


참고문헌

  1. Barnes, R. D. (1987). Invertebrate Zoology. Saunders College Publishing.
  2. Wilke, T. et al. (2018). “Respiration strategies of terrestrial gastropods.” Journal of Molluscan Studies.

김용선 외, 「연체동물의 호흡 생리와 환경 적응」, 한국동물학회지,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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